'백만불짜리 미소'라는 말이 있다. 현재 시세로 계산했을 때 백만불이면 십억원이라서 강남에 아파트 한 채 사기도 조금 버겁지만, 몇 십 년 전에 나온 말이니 지금으로 친다면 백억원 정도의 가치가 아닐까 한다.
나는 원래 잘 웃는 사람은 아니다. 평소에 무표정하게 있으면 화난 사람 같아 보인다고도 하고 무서워 보인다고도 했다. 내가 잘 웃게 된 것은 결혼을 하고 나서, 그리고 임신을 한 이후부터였다. (그래서 비록 늦게 - 서른 여섯에 - 결혼을 했지만, 결혼한 것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오늘 아침, 출근하려는데 동글이(우리 아기 애칭)가 활짝 웃었다.
동글이의 웃는 얼굴을 보는 순간,
아기의 이 미소를, 이 행복을 지켜주어야 겠구나 하는
의무감과 책임감이 강하게 솟구쳤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회사에서 갖은 스트레스를 받고 때려 치우고 싶어도 집에 가서 아기가 자신을 보면서 웃을 때 모든 걸 잊고 다시 노예생활로 돌아온다고 했구나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못생긴 사람이라도 잘 웃으면 좋아보이고, 아무리 예쁜 사람이라도 찡그리고 있으면 예뻐 보이지 않는 법이다. (뭐 가끔 예외도 있긴 할 것이다. 서시 이런 분들... 그런데 그 분은 거의 식스 시그마 - 백만분의 1 - 수준이고.)
남자들이 흔히 어떤 여자에게 끌릴 때 대부분은 그녀가 자신을 향해 미소짓는다 라는 것이다.
반면 예전에 내가 들었던 헤어짐의 이유 중 하나는, 자신과 같이 있을 때 내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웃자.
소문만복래 (笑門萬福來) 라고 하지 않는가.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게 나누기. (0) | 2015.11.18 |
---|---|
아기를 키우다보니. (0) | 2015.10.22 |
산후조리 (0) | 2015.10.15 |
명절 증후군 (0) | 2015.09.29 |
너 스스로가 한심하다고 느껴질 때.. (0) | 2012.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