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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관한 고찰

연애상담 무용론

오랫만이다. 마지막으로 언제 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랫만에 온 것 같다.

그 동안 바빴다. 직장을 바꾸고 적응하는 데 힘들었다. 언제나처럼 직장을 옮기기 전에는 완전 세상 다 가진 것 같다가도 직장을 옮기고 나면 언제나 주눅이 들어 있다. 그걸 극복하는 데 언제나 시간이 걸린다.

 

어제는 정말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 정말 큰 맘 먹고 모기지 잔뜩 받아서 어떻게든 어떻게든 집을 사려고 했는데 계약서 쓰는 중에 다른 부동산 업자가 와서 더 높은 가격을 불러버리는 바람에 파토가 났다. 집과 사람은 다 인연이 있는 것이다 라고 위안을 했지만,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곧 더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지만, 처음 본 집 대비 거의 10%나 더 비쌌다. 같은... 사이즈에 같은 통로인데..

 

어디서 가난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아니 나름 이 정도면 잘 나간다고 생각했었는데, 하아...... 그냥 우울했다.

 

우울한 마음에 예전에 자주 찾아가던 연애 블로그를 찾았다. 간만에 마음에 위로나 좀 받을까 하고... 그런데, 다시 가서 보면 볼수록 예전에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블로그, 너무 남자 관점에서만 쓰여져서 여자에게만 너무 강요하는 것 같아."

 

당시엔 그렇게 생각 안했었는데, 요즘에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사실 연애,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

 

그런 거 다 부질없다 라는 말에 또 누군가가 발끈해서 그렇지 않다고 길게 써놨던데, 그런 데 또 답을 하는 것 자체도 부질없는 것 같아 답은 안하면서도, 아직 내 인격이 덜 수련이 되어 그런 코멘트에 "아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지 못하여 여기에 글을 쓰는 것보면. 한 60은 되어야 耳順이라니, 나는 환갑을 맞아서야 그런가보다 하고 넘길 여유가 생길 것인가.

 

하지만 굳이 궁금해할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연애 상담, 연애 고민... 정말 많이 하고 조언대로 스스로 고치고 그러려고 정말 많이 해봤었는데, 다 부질없더라. 정말 중요한 기본을 깨닫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그냥 모든 게 술술 풀린다.물론... 그 기본을 깨닫는 게 나 같은 경우에는 정말 한참 걸렸지만. 연애상담, 연애조언은 사실 그 기본(원리)을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암기식으로 답을 가르쳐주는 것과 같다. 그래서 그 조언대로 했는데 잘안되는 경우가 많다. 마치 수학에서 원리는 이해가 안가지만 일단 공식과 답을 암기해서 시험을 쳤는데 잘못 적용해서 틀리는 것처럼.

 

내가 어릴 때 내 또래에게 조언을 받으면 이해하기 쉬웠는데 결혼한 오빠나 언니들에게 조언을 들으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오빠나 언니들이 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완전 억울하다면서 밤새 잠 설치고 새벽까지 겨우겨우 기다렸다가 막 따지고 그랬었는데... ㅎㅎ 지금 내가 조언을 하면 싱글인 친구들이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같다. 상황이 다 눈에 보이는데 아무리 얘기해줘도 친구들이 이해를 못하더라고. 그래서 그때 연애상담 제일 많이 한 오빠에게 말했다.

 

"오빠, 나 이제 그 때 오빠 기분 알 것 같아."

 

ㅎㅎㅎ 마지막에 그 오빠는 나한테 더이상 연애상담 하지 말라고 했다. -_-; 얘기해도 못알아듣고 오히려 자기가 욕먹는 상황이 되니까.

 

그 오빠는 요즘 가끔씩 내게 예전에 막 그렇게 자기 괴롭혔던(?) 내가 그립다며 요즘 결혼해서 잘 살고 있으니 심심하다는 농담을 하곤 한다.

 

나 자신을 아끼고 존중하고 사랑하면, 상대도 아끼고 존중하고 사랑해줄 수 있다. 그렇게 서로 아끼고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지내는 것, 그것이 행복한 연애이고 행복한 결혼이다.

 

그 외에 누가 데리러 가니 오니 밥을 누가 사니 마니 전화를 얼마나 자주 하니 마니 어디를 놀러가서 어떻게 하느니 마느니 등등은... 그냥 부차적이고 부수적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얘기하면 정말 너무 뜬구름 잡는 것 같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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