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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애 이야기

알려야 할 것, 알리지 말아야 할 것.

며칠 전 아침, 출근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만약 그 때 내가 그 얘기를 했었더라면 날 만나기라도 했었겠어?"

"처음부터 그걸 다 얘기하고 만나는 사람이 어디있냐?"

"그럼 그 때 그 얘기 했을 때 못 받아들이겠다고 끝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다. 작년 그 사람이 한 말이다.

 

그때 나는 그 상황 한 가운데 있었고, 그래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었다. 지금은 (모 역학자 말마따나) 상처를 치유하고 있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면서 스스로 치유를 해 가는 가보다.

 

저 위의 말, 상당히 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하는 발언이다.

 

"만약 그 때 내가 그 얘기를 했었더라면 날 만나기라도 했었겠어?" 라는 말은, 바꾸어 말하면 처음에 그 사람이 내게 그 사실을 얘기했었더라면 나는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을 거라는 말이다. 그걸 안다면 적당히 물러섰어야지, 그 얘기를 하지 않으면서 나를 만난 건 기만행위였다.

 

"처음부터 그걸 다 얘기하고 만나는 사람이 어디있냐?"

말은 맞는 말이다. 다만... 이렇게 물어볼 수는 있었을 것이다.

"연애할 때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뭐가 있어? 라고.

 

아무튼, 나는 작년에도 딱 잘라서 XX는 안된다고 했는데, 그거 알고서 위와 같이 말을 한 것이니 정말 이기적인 것이고 나의 감정, 내 생각 따위는 전혀 존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럼 그 때 그 얘기 했을 때 못 받아들이겠다고 끝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도 참 더러운 게, 자기는 끝내자고 하고 나는 안된다고 지금 못 헤어진다고 붙잡는 상황에서 '이래도 안 헤어질래' 하면서 확 내던졌는데, 나는 그 말 직전에 어떤 경우라도 안헤어질 거라고 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헤어지자니 내 자존심이 뭉개지고 안 헤어지자니 XX는 용납 못하고 그런 상황으로 만들어 놓은 거다. 그 댓가는 그 이후로 반년 넘게 계속 그거갖고 서로 괴로웠던 거고.

 

전부 다 그 사람 잘못이었다 라고는 말 못한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기 때문에 같이 잘못한 것이다. 다만, 그래놓고도 그 사람은 자기는 아무 잘못 없었을 거라고 생각을 할 생각을 하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 그래봐야 나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니, 답답해 하는 것 조차 무의미한 낭비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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