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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관한 고찰

급하게 떠밀려서 결혼하지 말자.

예전 직장 다닐 때 돌싱인 선배 언니가 조언해 준 말이 있었다.

"절대 나이가 찼다고 해서 급하게 결혼하지 마."

 

당시 내 나이가 서른이었나, 서른 둘이었나. 아무튼 서른을 넘고 있는 시기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다른 선배 언니가 내게 당시에 조언을 해 주기를 여자는 스물아홉에서 서른 넘어갈 때 불안하고, 지나면 괜찮다가 다시 만으로 서른이 될 때 불안하고, 한동안 괜찮다가 서른 넷에서 서른 다섯이 될 때 불안하고 다시 만으로 서른 다섯이 될 또 불안하고 쭉 괜찮다가 서른 아홉에서 마흔이 될 때 불안하고 만으로 마흔이 될 때 또 불안하다고 했다. (그 선배언니도 마흔정도 레벨이었기 때문에 그 다음은 모르겠다.)

 

 

당시엔 흘려들었으나 나도 같은 경험을 했다. 서른 넷에서 서른 다섯으로 올라갈 때 결혼정보회사에까지 가입을 했고, 서른 다섯에서 서른 여섯으로 올라갈 때 (다시 말해 빼도박도 못하고 이제 만으로도 서른 다섯이 되었을 때) 못된 남자라도 어지간하면 결혼하자 하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때 급한 마음에 결혼하지 않기를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급하게 서둘렀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들을 보면서, 또 그렇게 다시 돌아와서 마음 느긋하게 먹고 있다가 마흔 정도에 결혼해서 얼마 안 지나서 아이를 낳고 잘 사는 언니들을 보면서 그게 맞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뭔가 아니다 싶으면 (부모님 반대를 포함) 진행하지 말자. 그렇게 진행해서 잘 지내는 커플은 많이 보지 못했다. (없지는 않지만.)

 

'왠만하면 결혼하고 싶은데 마음에 좀 걸려...'

최근에 내 지인이 내게 한 말이다. 그럼 그건 아닌 거다 라고 대답해줬다.

'결혼하면 편할 것 같긴 한데 좀 지루하고 재미 없을 것 같아..' 이런 경우라면 진행해도 괜찮다고 한다.

'사람은 다 좋은데, 너무 바빠.. 결혼하면 내가 외로울 것 같아...'

이 경우도 아닌 거 같다고 말해줬다. 우리나라 최고의 로펌의 변호사들이 많이들 이혼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부인들이 외로워서라고 한다. 돈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고, 너무 외롭다고... 그렇게 자기 행복 찾아간 분들이 꽤 된다고 들었다. (물론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나 아는 언니는 워낙에 알아서 잘 놀고 바쁘게 잘 지내는 덕에 지금껏 무리없이 잘 지내고 있다.)

 

요즘 이혼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아이낳고 나면 이혼하는 건 정말 너무 힘들다고 한다. 이혼 하더라도 힘들다고 한다. 아이를 놔두고 나오면 아이가 너무 보고싶고 죄지은 것 같고, 아이를 키우기로 하면 아빠를 찾는 모습에 안쓰럽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거 저런 거 다 따져봐서, 괜찮은 남편감인지, 그리고 괜찮은 아빠가 될 것인지 잘 살펴보고 선택하자.

 

결혼 서류에 사인을 하는 그 순간 영구 계약을 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그 전까지 정말 신중하게 고민해서 선택하자. 떠밀려서 가는 결혼은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