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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관한 고찰

[스크랩] 남자는 구속할 수록 삐뚤어진다?

인터넷 기사를 확인하다가 아래 글이 포털에 (뒤늦게) 올라와서 보았다. 결혼을 하고 나니 연애에 관련된 것들은 마치 대학생이 중학교 수학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제가 '연애'인 만큼 어느 정도의 재미는 주어진다.

 

오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남자는 적당한 틀을 주고 그 틀 안에 있는 동안은 터치를 하지 않는 게 올바로 대하는 방법인 것 같다. 변화를 요구하려면 칭찬을 해주면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지 잔소리 (= 비난)를 하게 되면 아무것도 얻는 게 없다. (아, 얻는 게 있긴 있다. 반발.) 

 

- 이하 스크랩:

   

2014.02.22. SAT

Are You A Control Freak?

남자는 구속할 수록 삐뚤어진다?

남자에게 참견을 넘어선 통제를 가하는 여자들, 그녀들은 왜 사랑스런 애인 대신 엄격한 주인님이 되기로 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독재자가 되겠다는 야망은 금물이다.

 

 

여자들은 훌륭한 조언자 또는 현명한 내조자, 검증된 보호자가 되어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한다. 그에 불응하는 남자친구는 고마운 줄 모르는 바보이거나 감히 반란을 꿈꾸는 체제 전복자가 되는 것이다.

 


여자들끼리 남자 얘기를 할 때, 주어만 지우면 엄마들이 아들 얘기를 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살 빼라고 운동 좀 시켜야 하는데.” “겨울 옷 골라줬어.” “늦으면 전화하라고 아무리 말해도 못 고쳐.” 다들 자기 앞가림은 하고 사는 성인 남자들일 텐데 어쩌다 여자들은 이들의 수발(?)을 자처하게 된 걸까? 촌스런 스타일을 바꿔주려고 옷이며 헤어스타일을 조언하는 건 그렇다 치자. 밥집 아니면 술집만 다니는 식습관과 행동 반경을 넓혀주는 것도 나쁠 건 없다. 문자, 전화에 바로바로 답하길 바라고 현재 위치를 수시로 보고하란 건 피곤하긴 해도 귀여운 수준이다. 처음엔 온달을 키우는 평강공주 코스프레에 빠진 여자의 ‘아름다운 구속’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정도를 넘어 남자의 금전 관리는 물론이고 심지어 직업까지 바꿨단다.

 

멀쩡히 회사 잘 다니던 남자친구를 설득해서 로스쿨을 보냈다고 자랑스럽게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린 주인공, 내 대학 동창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동기는 매우 순수했다. “오래 만났고 이대로 가면 결혼할 텐데, 오빠의 미래가 곧 내 미래야. 그러니까 당연히 그런 말할 자격이 있지.” 취업준비생인 애인의 면접용 수트와 타이를 항상 골라준다는 또 다른 친구가 그 말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골라주지 않으면 이상한 걸 입으니까.” 남자친구를 ‘키운다’는 여자들은 남자의 모든 것을 지금보다 더 멋진 상태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투혼에 불탄다. 그 과정에서 잔소리는 필수불가결이다. 연애에서 통제권이란 사랑하면 자동으로 따라오는 보너스 같은 걸까? 아니면 사랑인 척하면서 자동으로 정산되는 부가가치세 같은 걸까? 답은 남자에게 빈틈이 보일 때, 확실하게 나온다.

 

“어디야?” J의 남자친구는 퇴근 시간 문자를 보내도 한 시간 동안 답이 없었다. ‘왜 연락이 안 되지? 바쁜 일이 생겼나? 전엔 ‘회의 중’이라고 답장했잖아. 나쁜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그럼 나한테 먼저 연락이 왔을 거야. 설마, 나한테 숨기는 게 있는 건 아니겠지? 혹시 여자 문제라면?’ 이미 불안이 저 먼 곳에까지 흘렀을 때 남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몰랐어.” J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이렇게 무심한 남자였나? 미안해하지도 않았어. 내가 이렇게까지 자길 챙겨주는데, 어쩌면 나한테 이럴 수가 있지? 내가 그에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인가? 앞으로 계속 이러면 어떡하지? 나만 전전긍긍할 순 없어. 버릇 들기 전에 고쳐야겠어.’ 수많은 생각 끝에 J는 말한다. “앞으로 내 문자에 답 안 하면 알아서 해.” 불안해서 미쳐버릴 뻔했던 J의 마음을 남친은 죽어도 모를 것이다.

 


“그건 별로야.” 최근 이사한 남자친구의 리빙 소품을 함께 쇼핑하러 간 S는 속이 터져 죽을 뻔했다. 남자친구는 필요 없고 안 예쁜 것만 골라내는 신의 손이었다. S는 일단 리스트를 메모한 후 차근차근 카트를 채워나갔다. 마트를 세 바퀴 돌았을 때 흥미가 떨어진 남친은 그저 S의 뒤를 따라 걸을 뿐이었고, S는 주방세제부터 변기 솔까지 집에 필요한 모든 것을 완벽히 구비했다. ‘내가 아니면 누가 챙겨주겠어. 전에 보니 물 티슈도 없고, 방향제도 없었어. 이번 기회에 그 거지 같은 커튼도 좀 바꾸라고 해야지. 컴퓨터 책상 위에 선인장 화분이라도 하나 올려놓으라고 하고. 나중에 결혼하면 이렇게 살게 될까?’ 이후로도 소모품이 떨어져갈 때쯤이면 S는 마트부터 가자고 나섰다.

 

 “화장지 남았어?” “프라이팬도 하나 더 살까? 파스타 정도는 집에서 해먹어 보는 게 어때? 라면 좀 그만 끓여 먹고.” “청소하기 귀찮으면 로봇청소기는 어때?” S는 친구들에게 ‘살림만 안 합쳤지, 남자란 참 손이 많이 가는 동물이며, 내가 없으면 집이 쓰레기장이 된다’고 고민 아닌 고민을 토로하곤 했다. 결국 이런 여자들은 자발적으로 훌륭한 조언자 또는 현명한 내조자, 검증된 보호자가 되어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한다. 그에 불응하는 남자친구는 고마운 줄 모르는 바보이거나 감히 반란을 꿈꾸는 체제 전복자가 되는 것이다.

 

‘미녀정신과의사’란 필명으로 활약 중인 정신과 전문의 안주연은 “관계에 부여하는 정서적 욕구가 크기 때문에 간섭하고 구속하는 경향도 여자에게 훨씬 흔해요. 누구나 이전 세대의 관습에 생각보다 깊게 영향받기 때문에 엄마가 아빠에게 잔소리하고 챙겨주는 모습이 무의식에 배어 있어 남자친구가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게 되죠”라고 설명했다. 또 상대방을 실제 모습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여자가 훨씬 강하다고 했다.

 

그래서 연애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관계에 의존도가 높은 여자들이 “왜 내가 생각한 만큼 멋진 남자가 아니냐”고 남자에게 강하게 요구하고 비난하게 된다고 한다. 여성 심리 전문가 수잔 놀렌-혹스마가 쓴 <생각이 너무 많은 여자>라는 책에도 여자가 남자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규정하려는 성향이 더 강하다고 쓰여 있다. ‘아무개 애인, 아무개 아내’ 등 누군가와 연결된 자신의 지위에 남자보다 민감하기 때문에 참견하고 구속해도 괜찮다고 스스로 허용해 버리는 것이다. 또 남자들이 말을 잘 듣고 변화하는 모습에서 안도감을 느끼고, 그것이 남자가 나를 사랑하는 방증이라 믿기도 한다고 한다.

 

사랑하는 만큼 구속한다는 게 여자들의 주장이라면, 사랑한다면 구속하지 말라는 게 남자들의 주장이다. 참견을 넘어서 단속하는 건, 여자들에겐 좀 더 깊어진 관계에 당연히 따라와야 할 책임과 의무일지 몰라도 남자들에겐 강아지처럼 목줄이 매이는 것 같은 기분이란다. 주위에 있는 다섯 명의 남자들에게 물었더니 불쾌함을 토로하는 답들이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가장 가까운 여자친구 앞에서까지 죄 지은 사람처럼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짜증도 나고 자존심도 상한다’. 이해할 만한 수준이었다. ‘연애 초반이라면 다른 여자 만나고 싶어진다’ ‘엄마처럼 굴기 시작하면 섹스도 하기 싫다’. 약간 충격적인 답도 있었다. ‘일단 듣고 한 귀로 흘린다’, ‘변하는 것처럼 장단만 맞춘다’와 같은 온건형 인자도 있긴 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마음속에선 통제를 반기지 않았다.

 

정신과 전문의 안주연은 이것도 당연한 반응이라고 했다. “남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싶어하니까 여자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져요. 여기엔 ‘네가 그렇게 원하면 더 안 할 거야’라는 일종의 떼쓰기도 있죠. 또 남자는 멋진 남자로 인정받고 싶은데, 통제를 받아들이게 되면 관계 속 권력을 잃음과 동시에 ‘그동안의 나는 잘못되고 실수가 많았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니 더욱 회피하려 하고요.” 맞다. 실패한 강압 통치형 연애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아가 강한 상남자 스타일일수록 참견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특히 남자가 금전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좌절한 상태일 땐 더욱 격렬한 거부 반응이 나왔다. 여자에게 관계의 욕망이 있듯이 남자에게는 자립의 욕망이 있다. 내가 나를 통제해도 맘대로 되지 않는데 하물며 남이 내 맘대로 움직인다는 것은 꿈 같은 소리다. 그러니 말을 안 듣는다고 해서 애정이 식었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좁은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애완동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남자에게도 넓은 방목장을 내어주는 대범함을 발휘하면 어떨까. 가끔 잊을 만할 때 목줄을 당겨주는 게 조련에는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출처: http://www.elle.co.kr/article/view.asp?MEnuCode=en010402&intSno=9760

* 개인의 참조용으로 스크랩해온 것이며, 저작권은 상기 사이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