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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관한 고찰

노처녀에 관한 잡담.

이 블로그를 쭈욱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나는 우리나이로 서른 여섯에 결혼했다. (생일을 4일 앞두고 하는 덕분에 다행히 만으로는 서른 넷에 했다.)

 

 

서른이 넘어가면서부터 우리나라 여자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결혼을 못하고 노처녀로 늙어죽는 것이 아닐까 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 거 없다. 때되면 간다. 그리고 그 때가 오면 순식간에 진행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2014년 1월 1일에 못된남자와의 연애를 끝내고 상처받은 마음 어찌할바 모르며 힘들어 하다가 같이 파트타임으로 공부하는 친구와 친해지게 되어 2014년 3월 14일에 고백받고 연애를 시작해서 2014년 7월 1일에 프로포즈 받고 2014년 8월 30일에 결혼식을 올렸으니. (내 주변에 결혼을 한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이지만 결혼을 할라치면 또 마침 그 시간에 식장이 나온다. 어떤 사람들은 몇 달을 기다려도 없는데.) 알게된 것은 2013년 12월 20일. 안 지 8개월, 사귄지 5개월의 일이다.

 

 

연애사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온오프(on-off)가 이어졌던 나로서는 급기야 2007년, 연애계 은퇴를 선언한다. (효력은 2009년에 발생.) 뭐 은퇴선언과 상관없이 또 매년 1-2회 썸인지 썸아닌지 썸같은 만남이 계속 이어졌는데, 한가지 불안했던 것은 2009년 이후 2011년까지 2-3년간 썸아닌듯 썸같은 만남에서 남자들이 절대 '사귀자'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주위 사람들 모르게 성적 관계만 맺자고 제안한 거지같은 남자아이도 있었다.) 2012년이 되면서 다시 '여자친구'의 지위를 회복하기 시작했는데, 그때가 서른 넷. 하지만 열살 연하의 그 친구는 이제 막 군대를 제대해서 친구들이랑 노느라 바빠서 나에게 소홀해졌고 사실상 말이 안되는 관계이기도 했고 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졌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그 때 상담했던 역학자는 내게 도화살이 있어 남자들은 많이 꼬이지만 쓸만한 남자는 없고 결혼하기 무척 힘든 사주라고까지 했었다. 이쯤되면 내가 당시 얼마나 좌절스러웠을지 이해가 가리라 믿는다.

 

그때 나는 듀오 아줌마의 가입 권유 전화를 받게 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은 http://riegom.tistory.com/entry/결혼정보회사에 적어놨으므로 패스.)

 

암튼, 어디가서 흑역사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이지만, 그중 최고의 흑역사는 작년 못된 남자였다. 매일매일이 살얼음판이었고, 매일매일 가슴이 날카로운 얼음에 에여서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그 1년동안 나는 참 많은 걸 깨닫게 되었는데, 그 이전 연애가 왜 3개월 이상 지속되지 못했는지, 또 남자친구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등을 배웠다. 지금까지 남녀공학으로만 쭉 나왔고 언제나 남자들과 같이 일을 했기에 남자 친구들이 참 많았고 남자를 대하는 데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했지만, 남자 친구들과 남자 친구는 달랐다. 남자 앞에서 내숭을 부리라는 게 아니다. 이 부분은 따로 주제를 잡아 다루기로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여기에 적히지 않은 크고작은 on-off 들이 참 많았는데, 그 당시에는 그 하나하나가 다 상처였다. 오죽했으면 누가되었든 상관없으니 헤어지지만 않기를 바랬을까. 하지만 지금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내가 내게 맞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었다. 마치 자전거를 잘타기 위해서는 수도 없이 넘어져서 여기저기 상처가 나봐야 되는 것처럼. 그게 두렵다면 계속 보조바퀴 달고 어린애처럼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PS. 나는 아예 주변에 on-off 할 남자도 없는데요? 허걱... 남자 많은 곳으로 가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