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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관한 고찰

눈을 낮추라.

연애 혹은 결혼을 하고 싶다는 여성분들에게 흔히들 사람들이 하는 말이 바로 '눈을 낮추라' 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보통 싱글이신 분들은 '이미 눈을 충분히 낮췄어요!'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말 답답해 하지요. 나는 이미 충분히 낮췄는데...

 

결혼할 때가 되니 이 눈을 낮추라는 말이 어떤 말인지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눈을 낮추라는 말은 기대치를 낮추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싱글이신 분들은 이렇게 항변하지요. "나는 이미 기대치를 낮췄다구요!"

저도 그랬습니다. 작년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각주:1]

 

그 전까지는 말입니다, 눈을 낮추라고 하면 스펙을 생각했어요. 외모, 학벌, 집안, 경제력 등등.

그래서 보통 싱글인 여성분들은 이미 낮출만큼 낮춰서 더이상 낮아질 눈도 없다고 하지요.

예를 들면, 나는 SKY 출신의 대기업 이상 다니는 남자 아니면 안만나...에서, 그냥 대기업 다니는 남자 정도면 돼..에서 그냥 왠만큼 직장다니는 남자면 돼.. 이렇게 눈이 낮아지는 거요.

 

하지만, 실제로 낮춰야 하는 눈은 이런 스펙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남자'라는 존재에 대한 환상이랄까, 그 기대치를 줄이는 거지요. 남자라면 화이트 데이 때 장미꽃과 선물을 주고 고백을 하고, 생일이면 어디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지나가다가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기억해 두었다가 사주고 등..

그 기대치를 줄이면 사실 스펙에 대한 기대치는 굳이 안 낮춰도 됩니다. 스펙은 좋은데, 매너가 안 좋은 사람들은 넘쳐나니까요.

 

물론, 스펙이 좋은데 매너가 나쁜 사람을 만나라는 말은 아닙니다.

 

나는 스펙이 좋으면 돼. 이면, 나머지는 다 포기하면 됩니다.

나는 성격이 좋으면 돼. 이면, 나머지는 다 포기하면 됩니다.

 

스펙. 성격. 외모. 경제력. 집안 등. 하나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포기하면, 연애도 결혼도 할 수 있습니다.

대신 그 선택하는 하나가 정말 중요하죠.

저는 작년에 깨달았습니다. 성격이 가장 중요하구나. 그래서 나머지는 과감하게 신경 안썼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경제력이 굳이 아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적당한 외모와 적당한 스펙이 나와주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 '감사하다'라는 표현은 정말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 하나가 갖춰지면 나머지는 있으면 감사한 거고 없어도 상관 없는 것입니다. 그 자세가 되었을 때 여자는 결혼 하더라고요.

 

 

만약 20대 초반에 이걸 다 깨달으신 여자분이라면, 스펙과 성격과 외모와 경제력과 집안을 다 갖춘 남자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20대 중후반에 이걸 다 깨달으신 여자분이라면, 위에 것 중에 하나 두개 정도만 포기하고 나머지는 다 갖춘 남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만약 30대 초반에 이걸 깨달으신 여자분이라면, 이 중에 두 세 개 정도 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30대 중반에 이걸 깨달으신 여자분이라면, 이 중에 한두개 정도 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30대 중반까지만 있어봐서 그 이후는 잘 모르겠습니다.)

 

30대 초.중.후반이 되면 세 가지 선택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1. 비슷한 또래의 남자

2. 연상의 남자

3. 연하의 남자

(20대는 3번 옵션은 별로 없습니다. 주로 1-2번이죠. 이유는 연하가 너무 어리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 남자는 군대 가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남자들은 마음먹으면 다 결혼하고 (남자가 결혼하기 좋은 나라임.) 서른 넘으면 주위에서 압박이 심해지니까 30대 중후반만 되더라도 1, 2번이 현격히 줄어듭니다. 그러다보니 가능한 1, 2번이 거의 없고, 특히 2번의 경우에는 어딘가 걸리는 사항들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3번 옵션으로 많이 가는데, 3번 옵션에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괜히 마음만 상하시는 분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보통 여자가 결혼이 급하니까요. 게다가 나이도 더 많고...)

 

이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혼하려면, 한 가지만 보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위에 말한 것처럼 1, 2번은 어딘가 걸리는 게 있습니다. 대개는 '너무 잘나신' 분들입니다. 자기 생활이 너무 강해서 여자를 위한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거나, 그다지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쩌면 제 주위를 중심으로 바라본 거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다들 스펙은 한 스펙 합니다.) 이런 분들 만나면, '아 내가 어디가 못나서 이런 대접 받고 이런 사람 만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은, 굉장히 어린 여자를 선호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너무 잘나신' 분들이라서 어린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어린 여자라 하면 대학 갓 졸업한 친구들을 말합니다.) 이런 분들은 과감히 포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은 다른 건 다 좋은데 머리가 벗겨졌거나 배가 많이 나왔거나.. 그래서 별로다 라고 하시는 분들도 보았지만, 이런 남성분은 그냥 '테이크'해도 될 것 같습니다.

3번은 연상을 그냥 돈 잘써주는 누나 정도로 이용해 먹어서 상처를 받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몸... 도 보기는 했지만, 의외로 지금까지 싱글이신 여성분들은 보수적이신 분들이 많아서 몸... 과는 크게 상관 없으신 것 같았습니다.

연하남 중에서도 진지하게 연상의 여자분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경우 연상의 여자분은 연하남의 부족한 경제력 때문에 고민을 하지요. 경제력도 있고 잘난 연하남이라면..글쎄요. 그 연하남보다 어린 여자애들이 어떻게든 채어가지 않을까요?

'하지만 나는 특별하니까 잘생기고 능력있는 연하남이 나를 좋아할거야.' 는 지금까지 제가 가진 생각이었는데요, 그래서 눈을 낮추란 소리를 들은 것 같습니다. >.<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패가 무엇이고, 내가 제시할 수 있는 패가 무엇인지 그게 정확히 나올 때, 결혼이라는 시장에서 거래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PS. 이 모든 걸 다 커버할 수 있는 엄청난 남자 후리는 스킬이 있으신 분은, 상관 없습니다. :)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1. 작년 그 남자는 처음 심하게 싸웠던 날 그랬습니다. "이건 내 촉인데, 내 촉이 좀 잘 맞거든? 내가 가시 다 빼고 나면 왠지 딴 놈이 채갈거 같아." 솔직히 그 말 하나 믿고 1년간 버텼는데요. 결과적으로는 맞는 말이 되었습니다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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