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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오답 노트

아파하지 말아요.

오늘 아침 출근하는 길에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그리고 나의 스마트폰에서는 알리의 '지우개' 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별을 극복하는 법이 궁금해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너무나 가슴에 와닿는 말

아파할 기간을 정해 충분히 아파 하란말


하루만 딱 하루만 아플순 없을까

그 하루도 내겐 지옥과 같으니까

쉽게 잊고 또 사랑하는 저 연인들처럼

나도 그러고 싶어


지우개로 널 지울수만 있다면

백번이고 모두 지우고 싶어

알리, '지우개' 中.

 

 

 

내가 K에게 심하게 상처받고 채였을 때,

나는 이 노래를 듣고 또 들었다.

화창한 5월의 봄날이었지만, 그 때 내 마음은 너무도 축축하게 젖어서 5월의 따사로운 햇살로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결혼도 했고, 아기도 낳았고, 안정된 가정 생활을 하고 있지만,

가끔씩 그 때 생각이 나면 마음이 복잡하다.

 

그 5월은 끝이 아니었고, 그런 가슴 아픈 과정을 나는 그 해 12월말까지 반복했다. 그 이듬해 1월 1일이 되어서야 나는 겨우 그 악연의 사슬을 끊어버릴 수 있었고 말이다.

 

그 때 왜 나는 그 사슬을 끊어버리지 못했을까를 가만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주위의 조언이었다. 내 사정을 솔직히 다 말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충 힘들다 라고만 했을 때, 주위의 어른들은

 

남녀 관계 다 거기서 거기야. 지금 나이도 있는데 다른 대안 있어? 별 대안 없잖아. 그럼 그냥 만나.

 

라는 조언을 해 주었고, 그래서 나는 견딜 수 있는 한계의 다시 한계까지 견뎌봤던 것이다.

 

지금도 만약 어디가서 말은 못하고 혼자 속은 시꺼멓게 타들어가고 있다면, 그래서 '이별'이니 '나쁜 남자'니 '노처녀 결혼' 뭐 이런 검색 키워드로 검색을 하다가 이 글을 보게 되었다면,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정말 너무 힘들면, 혼자 살아도 되요.

 

어릴 때만큼 뜨겁게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서 갈등하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너무 힘들 정도면, 그건 아닌 거예요. 지금 나이가 많다고 해서 힘든데도 결혼하면, 결혼하고 나서는 더 힘들어요.. 그러니 지금 너무 힘들다면 그만 가세요. 자신을 보듬어주고, 홀로 서기를 하세요.

 

오히려 그럴 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답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이를 가지고 협박을 한다면, 그 협박에 굴복하지 마세요.

 

누가 그런 사례를 묻는다면, 저와 제 주변 언니들의 사례를 알려주겠습니다.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당시 내가 이런 글을 너무도 간절히 찾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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