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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談

동거와 결혼

어제 다음에서 동거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http://www.hankookilbo.com/v/2d9b270bad3a4203b98641f0276e450f

그 기사에 달린 댓글들도 찬찬히 읽어보았는데, 대체적인 의견은 여자가 손해라는 의견이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었던 건,

-) 남자는 샤워하면 끝이지만, 여자는 헐거워 진다.

-) 남자가 자신의 배우자의 동거 사실을 알면 이혼할 수 있다.

-) 동거하면 남자만 이득이다. (& 결혼하면 여자만 이득이다.)

라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그러나 불쾌한, 반응이다. 철저히 남성 위주의 사고 방식이다.

사실 모든 인간은 자기 중심적이기 때문에 남자가 남성 위주로 생각한다고 해서 뭐라고 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게..

남자라고 해서 샤워만 하면 끝인 게 아니고,

남자만 자신의 배우자의 동거 사실을 용납할 수 없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동거하면 남자만 이득인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흔히 간과하는 게 남자는 혼자서 아이를 낳지 못한다. 여자가 자신의 아이를 낳아주어야만 종족 번식이 가능하다. 물론 여자도 남자가 있어야 회임이 가능하지만, 그 과정은 간단할 수 있다. (하룻밤의 실수 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닐테니.)

 

대한민국 사회는 아직도 남성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서 많은 부분 여자가 불리하게 되어 있다. 사회가 여자에 불리하면 불리할 수록 여자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그래야만 자신이 보호받고 자신의 자식도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국가를 생각해보자. 극단적인 예로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자는 혼자서는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그러니 가정폭력은 어디가서 하소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지나가다 강간을 당한다 하여도 그것은 여자의 잘못일 뿐이다.)

그러나 사회가 여자에 유리하면 유리할 수록 여자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매달리지 않게 된다. 프랑스의 경우 결혼이 아닌 동거하는 커플들이 많으며,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자녀를 낳아 키우는 데 문제가 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가족등록부터 여러가지로 번거롭다.)

 

 

만약, 대한민국 사회가 미혼모/싱글맘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관대한' 이라고 쓰려다, 그 말 조차 차별을 내포하고 있어 '신경쓰지 않는'이라는 단어를 택하였다.) 사회가 된다면 여자는 굳이 결혼이라는 제도의 보호 장치가 필요 없다. 그렇게 되면 동거를 했을 때 여자가 손해를 보아야 할 이유도 사실 없다. 오히려 자신의 자식에 대한 아무런 법적 지위를 갖지 못하는 남자쪽이 안달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결혼을 해서 자신의 지위를 보장받고 싶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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