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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談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해!

남녀관계에 있어서도 직장 생활에서도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해"야 한다. 사람은 말을 하지 않으면 잘 모른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이 내 윗사람으로 그러나 내 부서에 처음 왔다. 당연히 일을 잘 몰라서 내게 이것저것 물어보셨고 나는 어느 순간 귀찮아져서 막대하기 시작했다. 그 분은 내게 별말 없이 그냥 들어주셨다. 나는 점점 더 막대했던 걸로 기억한다. 어느날, 야근을 하고 가뜩이나 짜증나 죽겠는데 내게 또 질문을 하자 터졌다. 그러자 그분도 드디어 터져서 내게 화를 냈다. 아니, 화를 내기보다는 '읍소'였던 것 같다. 순간 알았다. 아, 내가 잘못했구나. 내가 막대하기 전에 진작 내게 뭐라 해주었더라면 그렇게까지는 안했을텐데. 그 분은 참고 계셨던 것이다.

 

며칠 전, 다른 일로 짜증이 난 내가 남자친구에게 마구마구 쏘아붙였다. 짜파게티를 먹다 말고 남자친구가 눈물을 글썽거렸다. 무척 억울한 표정이었다. 아아, 내가 잘못했구나. 얼른 사과하고 남자친구를 안아주었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상대가 하도 성격이 지랄같길래 그냥 참았었다. 정말 끝까지 몰아붙이더라.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상대를 말았다. 그 사람은 다른 곳에서도 그렇게 부딪히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차라리 어느 순간, 얘기를 했더라면 하고 생각한다. 너가 나를 찔러서 나는 이만큼 아프다 라고.

 

"너라면 괜찮겠어?"

라는 반문은 좀 안통하는 것 같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나 생각하는 게 달라서 "어, 난 상관없는데?"라는 답이 나와버리면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럼 아파."

라고 얘기하는 게 오히려 나은 것 같다. '뭘 별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러냐'라는 핀잔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아, 얘는 이런 거 아파하는구나 는 알 수 있으니까.

 

나에게는 독심술이 없다. 따라서 내 남자친구나 혹은 다른 사람이 얼마나 상처받고 아픈지 잘 모른다. 그럴때 용기를 내어 '나 기분 나빠'라고 얘기를 해준다면, 아니, 하다못해 싫은 티라도 낸다면 행동을 중단하고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상대방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나도 못하는 독심술, 상대가 알 거라 기대하지 말고 얘기를 해주어야 한다. 단, '너가 못된 사람이라서' 혹은 '너가 나빠서' 가 아니라 '내가 아파서' 혹은 '내가 이게 싫어서' 인 것이다. 이 둘의 차이를 깨닫고 나니 대화가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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